대한전선 88만원 시절

Taihan Electric Wire Co Ltd Stock Price (001440) - Investing.com

2020년 7월 2일 현재 대한전선(001440)의 1주 가격은 654원이다. 이른바 동전주인 대한전선도 한때는 88만원 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의 1,350배가 넘는 가격이니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왔는지 경이로울 정도이다.

나도 한때 대한전선의 끝없는 저점 갱신에 매료되어 들어갔다가 피를 보고 나온 경험이 있다. 661원에 샀던 것을 8월 6일 543원에 손절하고 나왔는데, 최근에 804원까지 찍고 내려왔으니 새삼 존버의 강력한 힘을 느끼게 되는 한편 그러고도 654원으로 다시 떨어진 것을 보니 안타깝기도 하다.

작년에 1배수 물타기 매매법을 터득했다면 손절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들어 속이 쓰리기는 하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대한전선이 2007년 11월 9일 장중 최고점 885,149원을 찍고 나서 폭포수처럼 흘러내려 2주 만에 거의 반토막이 났던 경우를 대상으로 백테스트를 해 보겠다.

날짜	종가	당일매수금액	평균단가	보유수량
11/12	788068	788068	836609	2
11/13	706216	1412432	771412	4
11/14	656723	2626892	714068	8
11/15	611038	4888304	662553	16
11/19	607231	9715696	634892	32
11/20	590099	18883168	612496	64
11/21	547269	35025216	579882	128
11/22	545366	69806848	562624	256
11/23	475887	121827072	519256	512

4거래일 연속 흘러내리던 대한전선은 11월 16일 4.83% 반등하지만 평균단가에 닿기는 역부족이고, 26일에 가서야 익절이 가능해진다. 26일의 종가는 547,269원으로 전거래일 종가 대비 15% 상승하였다. 다음 날 하루 더 오르지만 만약 26일에 익절한다면 5.12%(14,342,656원, 각종 비용 제외)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엄청난 수익이지만 여기서 문제는 투자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23일 최종 투자금은 2억 4천만원에 달하는데 이걸 감당해 낼 개미가 몇이나 될지. 결국 1배수 물타기는 모든 종목에 다 적용이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물론 예로 든 것이 극단적인 고점이긴 하지만 1주에 88만원이나 하는 종목을 물타기하다 보면 투자금이 수백, 수천에 이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더 많은 테스트를 통해 최초 매수 금액이 얼마 정도가 적당한지를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로는 3만원 내외의 주식을 1주 살 경우 쓸 수 있는 금액이 5천만원 정도라면 아무리 극단적인 고점에서 사더라도 결국 익절이 가능했다.(코데즈컴바인의 사례)

그리고 지금까지 테스트한 것들은 모두 고점 매수를 가정했는데, 만약 이것을 응용한다면 하루 하락한 것을 살 때는 6만원, 이틀 연속 하락한 것을 살 때는 12만원, 이런 식으로 최초 매수 금액을 설정할 수 있지 않을까? 상장폐지 위험이 있는 주식이 아니라면 아무리 하락이 길지라도 결국 반등이 올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KOSPI200에 포함된 우량주인데 5일 연속 하락한 것을 발견한다면 3만원어치만 매수하기보다는 바로 96만원어치를 사는 것이 합리적일지도 모른다.

점점 흥미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