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고점에서 물타기를 시작하면?
물타기는 평균 단가를 낮추기 위한 분할매수 방식으로 매수 회차, 가격대, 그리고 비중 조절이 핵심이다. 손절가를 타이트하게 정하고 들어가는 대부분의 단타꾼들은 3~4회에 걸쳐 분할매수를 하는 듯하고, 보수적인 투자자의 경우 10분할로 들어가기도 한다. 매수 가격대는 종목별 변동성에 따라 다른데, 보통 변동성이 큰 종목일수록 물타기 간격을 크게 잡는다. 비중은 회차가 많아질수록 점차 높여야 확실히 평균 단가를 낮출 수가 있다. 당연한 거지만 돈이 무제한이라면 물을 무한대로 탈 수 있기 때문에 반등이 나오면 무조건 익절할 수 있다.
세상에 돈이 무제한인 투자자는 아무도 없다. 하지만 1차 매수 때 비중을 최소화한다면 무제한에 가깝게 물타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올해 코스피 최고점인 1월 20일에 외인과 기관이 좋아하는 지수 ETF, KODEX 200TR을 1주 샀다고 가정해 보자. 당시 최고가가 9790원이었는데 이후 떨어지는 날마다 1배 물타기를 했다면 3월 19일 대폭락 때 저점을 어느 정도까지 따라갈 수 있을까?
1월 20일과 3월 19일 사이에 코스피가 떨어진 날은 1/21, 1/23, 1/28, 1/30, 1/31, 2/7, 2/10, 2/13, 2/18, 2/20, 2/21, 2/24, 2/26, 2/27, 2/28, 3/6, 3/9, 3/11, 3/12, 3/13, 3/16, 3/17, 3/18, 3/19, 총 24일이다.
날짜 | 종가 | 당일매수금액 | 평균단가 | 보유수량 |
1/21 | 9630 | 9630 | 9710 | 2 |
1/23 | 9630 | 19260 | 9670 | 4 |
1/28 | 9345 | 37380 | 9508 | 8 |
1/30 | 9190 | 73520 | 9349 | 16 |
1/31 | 9095 | 145520 | 9222 | 32 |
2/7 | 9510 | 304320 | 9366 | 64 |
2/10 | 9455 | 605120 | 9410 | 128 |
2/13 | 9610 | 1230080 | 9510 | 256 |
2/18 | 9500 | 2432000 | 9505 | 512 |
2/20 | 9470 | 4848640 | 9487 | 1028 |
2/21 | 9325 | 9548800 | 9406 | 2056 |
2/24 | 8970 | 18370560 | 9188 | 4112 |
2/26 | 8945 | 36638720 | 9066 | 8224 |
2/27 | 8845 | 72458240 | 8956 | 16448 |
2/28 | 8585 | 140656640 | 8770 | 32896 |
3/6 | 8775 | 287539200 | 8773 | 65792 |
3/9 | 8405 | 550830080 | 8589 | 131584 |
3/11 | 8195 | 1074135040 | 8392 | 263168 |
3/12 | 7875 | 2064384000 | 8133 | 526336 |
3/13 | 7720 | 4047503360 | 7927 | 1052672 |
3/16 | 7435 | 7796162560 | 7681 | 2105344 |
3/17 | 7255 | 15214837760 | 7468 | 4210688 |
3/18 | 6885 | 28877783040 | 7176 | 8421376 |
3/19 | 6365 | 53393489920 | 6771 | 16842752 |
3월 19일 대폭락 날 평균단가가 6771원인데 다음 날 3월 20일 반등으로 종가가 6840원이 되어 당일 1% 익절이 가능해진다.(물론 이날 익절하면 두고두고 후회할 테지만..)
문제는 이런 식으로 물타기를 할 경우 매수금액이 너무 커진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매수금액이 9790원에 불과했지만 3월 19일에는 어느새 1000억원(...)이 되어 버린다. 1% 익절이면 10억을 버는 셈이긴 하지만 물량도 없을 뿐더러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자산가는 우리나라에 몇 없다.
떨어진다고 아무 생각 없이 물타지 말고 몇 % 떨어지면 매수할 것인지 원칙을 세우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것은 중간에 2월 7일, 3월 6일 익절 기회가 두 번 오는 점이다. 이때 전량매도를 하고 다시 1주부터 매수를 시작한다면 대략 매수금액 60만 원, 1천만 원, 200만 원 선에서 3회 익절이 가능하다.
물론 이런 식으로 매매를 하면 이후 이어지는 상승장에서 크게 먹을 수가 없다. 하지만 하락장에서 잃지 않고 오히려 익절을 했다는 점에 주목한다면 나쁘지 않은 매매 방법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위의 경우는 매우 극단적인 사례이다. 왜냐하면...
1) 아무리 인간지표급이라도 1년 최고점에 물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2) 이번 코로나 쇼크 대폭락은 10년에 한 번 올까말까하는 지극히 특수한 사건이다.
3) 아무리 보수적이고 시드가 적은 투자자라도 만원도 안 하는 KODEX 200TR을 1주만 사는 경우는 드물다.
위의 1), 2)번은 이러한 매매법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런데 3)에서 말했듯이 KODEX 200TR 같은 종목을 1주만 사는 경우는 드물며, 일반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개별 종목의 경우 지수 폭락과는 별개로 폭락하거나 천천히 우하향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므로 이 매매법의 실효성을 검증하고자 한다면 다양한 종목의 다양한 패턴의 하락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해 볼 필요가 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개별 종목을 대상으로 백테스트를 시도해 보겠다. 목표는 코스피200 전 종목! 코스피 끝나면 코스닥도 해 볼 생각이다. 이 매매법이 안 먹히는 경우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